영덕 양성리(洋城里)유적서 고려 해안 방어시설 확인
- 사회일반 / 강사윤 기자 / 2020-03-05 13:15:37
![]() |
▲ 영덕 양성리유적에서 고려시대 방어시설이 확인됐다. <사진 : 연합뉴스> |
영덕 양성리유적에서 해안으로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시대 성곽이 확인되었다.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1㎞가량 떨어진 낮은 야산(해발 56m)의 정상부에 자리한 영덕 양성리유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연계하여 장사상륙작전이 진행된 장사해수욕장 일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고려 시대 성곽은 야산 정상부의 약간 아래쪽 부분을 원형으로 돌아가며 땅을 굴착하고 성벽을 쌓아 올린 테뫼식 성곽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계곡을 가로막아 만든 동쪽 성벽까지 고려하면 테뫼식과 포곡식(包谷式)이 혼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성곽은 둘레 약 400m, 내부 면적은 1만㎡가량으로 일반적인 성곽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라 중요 거점을 보호하기 위해 축조된 보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성벽은 흙과 돌을 섞어 쌓는 토석혼축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높이 2.6m, 너비 7m 정도가 남아있다. 성 안쪽에 해당하는 내벽의 경우 땅을 굴착하지 않고 자연지형에 30∼50㎝가량의 산돌과 냇돌을 3~5단 정도 안으로 들여쌓기하여 경사지게 조성되었다.
반면 지대가 낮은 아래쪽 외벽은 원래 지형 일부분을 수직으로 자른 후 바깥쪽으로 산돌과 냇돌을 쌓고 그 안쪽으로는 점토와 모래가 많이 섞인 사질토를 20차례 이상 엇갈리도록 수평(판축형태)으로 다져 넣어 쌓았다.
한편 남쪽과 남동쪽 성벽의 외벽 바깥쪽에서는 가장자리를 따라 일정 간격(420~470㎝)으로 편평한 냇돌을 두었는데, 목책 기둥을 놓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양성리 성곽은 성벽 외벽에 보조적 방어 시설인 목책(木柵, 말뚝을 울처럼 두른 형태)을 두른 형태로 축조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성리유적 성곽은 동해안 지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고려 시대 토석혼축 목책성곽이라는 점과 더불어 성곽 내 건물의 배치, 성벽 축조기법과 구조의 특이함 은 그 당시 성곽축조 방법과 구조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발굴현장은 코로나 19(COVID-19) 진행 추이를 검토하여 추후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 한국온라인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